
나는 넷플릭스를 결제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흑백요리사를 시즌 1도, 시즌2도 모두 보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어떤 요리가 나오고, 어떤 가게가 혹은 셰프님들이 유행이되고 있는지를 유튜브 쇼츠로 나오지 않으면 알 수가 없었는데, 친구가 흑백요리사2를 보다보니 여기는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검색을 해보니까 캐치테이블로 예약이 가능한 것 같아 알림을 걸어두고, 그리고 예약에 성공했다.
사실 수퍼판은 다른 가게에 비해 예약이 쉬운 것 같았다. 직접 가게에 도착하면 알 수 있는 정보인데, 가게가 도착해서 바로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닌, 시간 구간 별로 손님을 받는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보다 취소표가 많았다.

수퍼판의 가게 위치는 저 안쪽으로 들어가야한다.
처음에는 지도만 보고 가다가 지나친줄 알았는데, 저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일리베이터가 있는데 2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가게의 정문이 보인다.

가게에 도착하면, 가게 점원 분께서 시간대 별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서 잠시만 기달려달라는 말씀을 주신다. 나는 7시 반 예약을 해서 30분 정도 기다렸는데, 자연스레 나오시는 손님들이랑 마주치게 되었는데, 문득 예전 추성훈 유튜브의 삿포로 카레 영상에서 웨이팅 할 때, 그 가게의 맛을 알 수 있는 방법 중에 나오는 손님의 표정을 보면 그 가게의 맛을 알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왠지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더 기대감이 있는 채로 입장 했다.

나랑 친구는 둘 다 Dinner Set B 를 골랐다.
나는 정말 A, B 상관 없이 고르길 바랬는데, 내가 B를 고르니까 친구도 B를 골랐다. 편하게 고르라고 하고 본인 짜장면 시키는 부장님이 된 기분이 이런 느낌일까..?

가게 내부 분위기도 상당히 정돈되고, 침착한 분위기였다.
다 먹고 나서도 든 생각이지만, 수퍼판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이다 보니 자주는 방문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특별한 기념일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거나, 회사 회식 혹은 친한 친구들과 신년회를 하거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드는 가게 분위기였다.

사실 서울 엄마 셰프님을 직접 뵐 줄 몰랐다. 그래서 주문을 시키고 친구랑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직접 오셔서 우리와 눈높이를 맞추고 메뉴를 하나씩 설명해주시는데, 너무 따뜻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요리에 대해 정말 맛있을 것이다, 좋은 경험을 위해서 이렇게 드시면 좋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뭔가 이러면 너무 개발자스럽겠지만, Spring 강의를 하시는 김영한 강사님 혹은 토스 NEXT 에서 네트워크를 해소하셨던 리더님의 그.. 너무 재밌어서 참을 수 없다 하시는 눈빛과 비슷해보이셨다.
빵에 저 버터와 마스카포네를 같이 발라 먹는 방식인데, 빵이 정말 말이 안되게 맛있엇다. 호주에서 온 빵이라고 하던데, 한층 더 호주에 여행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시즌 9999번째 호주 여행 다짐..

그리고 그냥 맥주.
요새 신년이라는 키워드 아래 너무 많은 약속이 있어서 술 약속이 잦았는데, 참을 수 없었다.. 사실 이제는 내가 술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이런 좋은 음식에 맥주를 참는게 더 큰 범죄가 아닐까?

그리고 새 음식이 나오기 전에 이렇게 접시를 바꿔주시는데, 이렇게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무언가 내가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업무적인 내용으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잦은 편인데, 이런 부분에서도 배울 점이 참 많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Dinner Set B 중의 가장 맛있었다.
입맛을 돋구기 위한 음식이어서 그런 것인지, 식감이나 소스의 어울러짐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때,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음식의 정갈함이나, 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혀에 닿아오는 소스의 맛은 부모님이 오셔도 정말 잘 드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바로 부모님이 생각날 정도로 맛이 깔끔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이 코스의 모든 요리는 서울 엄마 셰프님께서 다 직접 만드셨다는 점이었다. 김치, 오뎅, 고기 모두 셰프님께서 직접 만드셨다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런 정성을 듣고 먹어서 그런지 묘하게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이었다. 각각 먹어도 맛있는 음식들이었지만, 같이 먹을때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내 블로그니까 하는 말이지만, 솔직히 햇반 생각이 엄청 났다. 주모, 여기 공기밥 하나!!
반찬 구성이나, 메뉴들의 나열들이 흰 공기밥이랑 먹으면 더 맛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아쉽게도 공기밥은 별도로 팔고 있진 않았다.


이후 음식은 친구랑 내가 각각 시킨 어란 파스타와 기름 떡볶이다.
이번 음식부터 퓨전 한식이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와닿았었는데, 특히 어란 파스타 맛이 독특했다. 묘하게 고소하면서도 끌리는 맛이었는데, 면을 다 먹고 나면, 남은 소스에 밥을 말아먹으면 더 맛있을 거라는 설명을 주셨다. 저 밥도 직접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나온 후식은, 이전까지의 음식을 잘 마무리 시켜주었다.
정말 미묘한 차이지만, 아이스크림 옆에 딸기를 저렇게 잘라 같이 주시니까 묘하게 좀 더 대접받은느낌이었다. 마지막 후식까지 정말 정갈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마무리 하였다.

다시 방문 할 의사는 있다. 다만, 다음에 올때는 친구가 아닌 부모님과 기념일에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음식의 퀄리티와 가게의 분위기 그리고 음식을 설명해주시는 그런 모든 면에서 가격이 아쉽지 않았지만, 금액적인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던지라 아무래도 자주 방문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도 예약에 성공한다면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기분을 내고 싶은 기념일에는 다시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